독서모임

거미여인의 키스

강아래쪽마을 2014. 10. 29. 23:01

<거미여인의 키스>는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내었고, 무엇보다 표지도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책을 펼친 순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두 사람이 어디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두 사람의 성은 무엇인지조차 짐작되지 않는 채로

그가 들려주는 영화이야기에 빠져든다.

표범여인.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키스를 하면, 자신이 표범으로 변할까 두려워한다.

그녀는 자신이 표범여인인지 아닌지 알지조차 못하지만, 두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책이 진행되면서, 두 사람은 감옥 안에 있다는 것, 두 사람의 성은 남자라는 것, 그리고 그중 한명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몰리나는 미성년자와 관련된 성범죄자이며, 발렌틴은 정치범이라는 것도.

몰리나는  발렌틴에게 자신이 창작해낸 영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주제의 영화들, 그 영화들은 실은 몰리나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며, 발렌틴에 대한 유혹의 언어이다.

감옥에서 두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미묘한 위치는  책의 중반부를 넘어서며 충격적으로 독자에게 알려진다.

교도소에서 정치범인 발렌틴의 심신을 미약하게 만들 목적으로 음식물에 약물을 투여하고 있다는 것,

몰리나는 교도소의 공작에 적극 협조하여 가석방을 받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그런데 몰리나는 발렌틴을 사랑하게 된다.

그는 석방후 발렌틴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애쓰게 되고, 결국 경찰의 총에 맞아 죽는다.

이 책의 배경은 아르헨티나. 수많은 사람들이 실종되고 그들을 찾기 위해 어머니들이 모여들어 그곳이 '오월광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던 곳.

동성애자인 몰리나의 심리를 반영하는 여러 영화들과, 두 사람간의 관계 진전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