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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즐거운 책읽기

네덜란드에서 보는 작은 나라가 잘 사는 길

작은 나라에서 잘 사는 길 /박홍규 /휴먼비전

 

아무런 부담없이 무슨 책을 읽을까 고르는 즐거움! 서가를 정리하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책 한 권. 박홍규 교수의 <작은 나라에서 잘 사는 길>.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박교수를 초청하여 강연을 들었다.  작은 나라에서 잘 사는 길이 무엇인가요? 하고.

강연에 참가한 사람은 비록 많지 않았지만, 강연이 끝나고 가다가, 헤어지기 아쉬워 월배역 부근 허름한 분식집에서 막걸리를 한 잔 했다.

그럴 때 나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왜 나는 막걸리나 한 잔 하러 가자고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고.

박교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다시 한번 느끼며, 지하철을 타고 가는 교수님을 배웅하고 돌아서는 길.

그리고는 도서관 회지에 싣는다며 선생님 댁으로 인터뷰를 하러 갔다. 편집부원들과 함께 두 대의 자동차에 나눠 타고.

경산 인근의 시골마을에서 소박하게 생활하시는 선생님 댁에서 시원한 매실차를 한 잔 마시고 잠깐 인터뷰하고, 밭을 구경하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책은 네덜란드의 역사, 정치경제, 사람살이에 대해 꼼꼼히 알려준다. 땅이 바다보다 낮아 둑을 쌓았고, 그 과정에서 토의와 협력이 중요했다는 것,

자유와 자치를 사랑하는 네덜란드 사람들, 그래서 매춘과 동성애, 마약까지 허용된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잘못 알려져 있는 아나키즘, 자유의 정신을 사랑하는 네덜란드 사람들, 간소한 식사, 그들의 예의범절.

에라스무스와 스피노자 같은 네덜란드의 사상가들, 렘브란트와 베르메르 같은 네덜란드의 화가 이야기,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

박교수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라로 네덜란드를 꼽은 적이 있다.

네덜란드의 무엇이 그토록 매력적인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그다지 비싸지 않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숲을 지나 미술관에 간 경험,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에서 황혼을 바라보며 유학시절의 외로움을 달랜 경험들.

 

박교수는 신생출판사의 사정을 알아 인세를 받지 않고 책을 출판한다고 알고 있는데, 책 뒤로 갈수록 오자가 너무 많아 아쉬웠다.

꼼꼼한 네덜란드 이야기, 참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