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에서 이번 주에 함께 읽기로 한 롤리타를 읽었다.
롤리타, 이 책은 내게는 조금 불편한 책이다.
열두어살의 어린 여자아이 중 '님펫'이라 이름붙인 특정한 아이들에게 욕망을 느끼는 주인공의 심정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점잖고 교양있는 주인공이 왜 그토록 어린 소녀들에게 유혹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그 이유가 나와있다.
어린시절 이루어지지 못한 애틋한 사랑때문에, 그 무렵의 소녀에게 고착된 병적인 욕망.
그렇다면 주인공을 동정해야 하는건가.
그는 님펫을 찾아 끊임없이 방황한다.
그러다가 먼 대륙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롤리타를 발견한다.
롤리타에 대한 그의 욕망은 롤리타의 어머니를 파멸시키고, 롤리타의 삶 역시 일그러뜨려 버린다.
미치광이라고 할수밖에 없는 그의 행동은 법의 눈을 교묘히 피한 범죄자의 그것이다.
발랄하고 통통 튀는 듯한 문체와 단어의 유희가 이 책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이긴 하지만,
소아성애라는 비정상적인 욕망이 그토록 화제가 되었다는 것에는,
경박한 이 시대 풍조가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처구니없게도 롤리타는 또다른 소아성애자에게 달아난다.
그리고 어떤 평범한 청년을 만나 결혼한다.
그는 롤리타를 훔쳐간 남자를 찾아 헤매다가 마침내 그를 죽여버린다.
그리고 감옥에 가는대신 정신병동에 갇힌다.
이 책은 미치광이인 그의 회고록 형식으로 쓰여져 있다.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 한 것일까?
욕망의 다양성?
소아성애자들을 위한 변호?
미국의 소녀들이 얼마나 일찍 성에 눈뜨는가에 대한 보고서?
그 명성만큼이나 참으로 문제적인 작품이다.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한 영화 롤리타도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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