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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미래, 사서의 미래 지금 도서관계는 변화와 발전을 위한 역동적 움직임으로 가득하다. 지난해 제3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이 수립되어 공표되었으며, 도서관계의 오랜 염원이 실현되어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을 회원들이 직접 선출하였다. 서울시가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 도서관을 대상으로 공공도서관 위탁과 고용, 노동환경, 도서관 서비스에 대해 일제조사를 실시하였다. 정부의 생활SOC 인프라 구축과 지원방침에 발맞추어 신규도서관 건립이 왕성하게 이루어졌으며, 복합시설 내 도서관, 특성화도서관 설립 추진 움직임도 활발했다. 공공도서관이 개인공부를 위한 열람실 기능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소통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울려 퍼졌다.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이후 지속적인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확충이 이루어졌으며, 경기도의 경우 배치율이 .. 더보기
기적의 도서관이 가져온 진짜 기적 17년 전인 2003년 새해 벽두, 쌀집아저씨로 유명했던 MBC 김영희 PD가 기획한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는 온 나라를 도서관에 대한 열기로 들썩이게 했다. 지금보다 훨씬 젊고 수줍었던 유재석씨와 김용만씨가 나란히 진행하였던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서 전국에 어린이도서관을 지어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어린이들이 마음껏 뒹굴며 책을 읽고 꿈꿀 수 있는 공간. 대도시에 살지 않는 가난한 아이라도, 부모가 책을 사줄 형편이 못되어도 아이들이 언제든 뛰어 들어와 환대받고 머물 수 있는 곳. 이제 우리도 아이들에게 그런 도서관 하나쯤은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대표 도정일 교수의 간곡한 목소리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때는 2003년. 노란 풍선을 날리며 열광하던 지지자들의.. 더보기
민주주의 교육의 산실 도서관 미국의 공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사서인 에드 디 앤절로는 민주주의의 성장과 시민들의 계몽이 공공도서관의 목표라면, 얼마나 많은 자료가 대출되었는가 하는 것만으로 성공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도서관의 사서들이 봉사한 독자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좋은 시민이 되었는가를 가지고 성공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차별없이 지식과 정보에 접근해야 한다는 근대 공공도서관의 이념은 시민 누구나 깨어나 주체가 되도록 지원하는 민주주의 원리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 도서관의 사명과 역할은 시대에 따라 늘 새롭게 정의되어야 하며, 전국 곳곳에 촘촘한 인프라를 갖춘 공공도서관은 시민교육을 활성화하고, 사회적 독서를 촉발하고 확산하는 장이 될 수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사회적인 책임의.. 더보기
도서관과 인문학강좌 민주주의 시민교육과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공공도서관이 주목받고 있다. 독서와 문화관련 예산이 늘어나면서 도서관 인문학강좌와 문화프로그램들이 풍성하게 개설된다. 시민들이 배우고 성장하며 교류하는 도시의 거실이자 교육문화센터로 도서관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 경험 아직은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에서 꽃꽂이나 서예 강습 등이 주를 이루던 시절, 인문학강연을 기획하여 시행하며 배우고 성장하였고, 이를 도서관에서 일하는 커다란 즐거움으로 여겨왔다. 1989년 새벗도서관에서 열었던 첫 번째 강좌는 서정오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 쓰기」였다. 옛이야기를 입말로 새로 고쳐 써 우리 옛이야기의 재미와 가치를 널리 알린 저자로 유명해진 서정오 선생님은 당시 초등학교 교사이셨다. 우리의 .. 더보기
도서관 사서는 전문직인가? 도서관에 관심을 갖는 정치인들이 많아졌다. 10여 년 전만 해도 선거철이면 작은 도서관을 짓겠다는 공약이 있었지만, 이제 공공도서관 확충을 공약으로 내거는 후보들이 꽤 있다. 이번 4.15총선에서 586들이 대거 당선되어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지만, 나는 586들이 우리 정치에서 할 일이 아직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86세대는 아니지만, 대학시절 사회학도로 ‘들어라 양키들아’ ‘파워 엘리트’를 쓴 미국의 진보적 사회학자 C.라이트 밀즈의 ‘사회학적 상상력’을 번역했으며, 대학 근처에서 서점을 운영한 이력도 있다. 586세대가 대학을 다니던 무렵 웬만한 대학주변에는 사회과학서점을 비롯해 서점들이 여럿 있었고, 그 서점마다 문학과 사회과학, 인문.. 더보기
코로나19 시대의 도서관 신남희(서초구 대표도서관장 겸 반포도서관 관장) 신종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크게 흔들어 놓은 지 60일이 지났다. 이제 세계는 코로나 전과 후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할 정도로 코로나가 우리 사고와 삶에 미친 충격과 영향은 엄청나다. 전국 도서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도서관을 휴관한지도 2개월이 가까워온다. 사상초유의 전국 도서관 동시휴관 사태가 길어지면서, 재난의 시기에 도서관이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이 깊어진다. 적과의 전투가 한창인 도시 한복판에서 단 하루도 문을 닫지 않고 서비스를 계속한 도서관 이야기를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다. 2차 대전 시기 러시아 도서관 이야기다. 빼쩨르부르크에 있는 과학아카데미 도서관은 러시아에서 시조격에 해당하는 도서관이다. 당시 독일군은 빼.. 더보기
도서관과 마을공동체 신남희(은평 구산동도서관마을 관장) 10년 전 어느 날 이른 새벽에 짧은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올해부터 5년간 매년 천만 원씩 후원하겠습니다.” 평소에도 꾸준히 후원해주시는 분이었지만, 그날 새벽의 약속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 도서관을 운영하며 많은 분들을 만났다. 방송에 출연하여 시민들의 후원으로 설립한 민간도서관의 활동을 소개하고 운영의 어려움을 털어놓자마자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와 오십 만원이 든 하얀 봉투를 내밀던 노신사, 라디오방송을 듣고 전화를 걸어 익명으로 후원을 약속한 중년남성 등. 그분들은 물질적인 기부 이상의 힘을 내게 주었다. 뿐인가, 도서관에 일거리가 좀 많다 싶으면 어디선가 나타나 도와주던 시민들의 자원 활동도 큰 힘이 되었다. 그분들의 후원과 자원 활동으로 가끔은 지칠 때에도 .. 더보기
도서관 위탁문제, 공공성을 위한 더 나은 대안은 없을까? 신남희(은평 구산동도서관마을 관장) 공무원이세요? 도서관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다. 아쉽게도 서울시 구립도서관 직원 대부분은 공무원이 아니다. 구청에서 위탁받은 기관 소속 직원이며, 직급이나 고용체계, 임금이나 처우는 구청과 위탁기관에 따라 다르다. 1999년 서울시에서 가장 먼저 생긴 구립도서관인 금천구립도서관을 2004년 금천문화원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서울시 구립도서관들은 하나둘 위탁 과정을 밟아 나갔다. 초기에는 시설관리공단 위탁이 대세였으나, 지금은 문화재단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다. 제3의 기관인 종교·학교법인이나 민간단체들도 상당수 도서관을 위탁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서울시 교육청 도서관은 22개, 지자체 소속 도서관은 145개이다. 이중 지자체 소속 도서관 143개 정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