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다. 진초록의 나뭇잎과 강렬한 햇빛, 조금만 움직이면 솟아나는 땀, 밤새도록 선풍기를 켜놓고 잠자기, 아침이면 웬지 따끔거리는 목,
배고프다고, 또는 이웃집 호스물 뿌리는 소리에 짖는 강아지 소리에 잠깨기.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싶어 온갖 나무들을 심었지만, 강아지가 보기 좋게 망쳤다. 그래도 강아지는 쑥쑥 자랐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몸 이곳저곳이 아프지 않은 날보다 아픈 날이 더 많아졌다는 것.
이따금 열정이 식어있는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라는 일이 있다는 것.
가끔은 자신감도 뚝 떨어진다는 것.
사람과의 만남을 즐기지 않게 된다는 것.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게 된다는 것.
지적 탐구욕보다 그저 가벼운 즐길거리를 더 좋아한다는 것.
게을러진다는 것.
아, 이런 것 말고 나이가 들면서 더 좋아지는 건 없나?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너그러워지고 그런 것?
아직 읽어야 할 책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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